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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기행

“안심습지에 외래수종 메타세쿼이아라니…” - 금호강일대, 주변 식생 고려않은 씨앗 뿌려 생태계 교란 가중

“안심습지에 외래수종 메타세쿼이아라니…”

  • 임호기자 이지용기자
  • 2012-07-18 08:17:04

금호강일대, 주변 식생 고려않은 씨앗 뿌려 생태계 교란 가중

대구의 생태보전지역인 안심습지 제방에 외래수종인 메타세쿼이아가 심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대구의 생태보고인 안심습지가 탁상행정에 신음하고 있다.

대구시가 안심습지에 외래수종을 심은 것은 물론, 부산국토관리청은 인근 금호강 제방에 주변 식생과 상관없는 씨앗을 뿌려, 생태계 교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 대림동의 안심습지는 16만4천여㎡ 면적에 식물 198종과 천연기념물인 큰고니, 고니, 가창오리 등 조류, 포유류, 어류, 양서류, 곤충류 등 동물 174종이 서식하는 도심 내 주요 습지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시 건설사업본부는 금호강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하나로 지난 2월 안심습지 제방에 2천200만원을 들여 외래수종인 메타세쿼이아 60그루를 심었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 쓰촨·허베이성이 원산지로, 물을 좋아하고 성장속도가 빨라 도심 가로수로 심어지고 있다.

문제는 대구시건설본부가 안심습지의 고유한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을 펼쳤다는 데 있다. 대구시건설본부는 “메타세쿼이아가 물을 좋아하고, 잘 자라기 때문에 조경수로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심었다”고 해명했다.

환경단체에선 안심습지 제방 800m에 심긴 높이 3~4m의 메타세쿼이아가 주변 경관과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국토관리청도 지난해 안심습지와 인접한 금호강 제방공사를 시행하면서 경사면에 양잔디 3종, 코스모스, 개미취, 루드베키아, 끈끈이 대나물 등 8종의 씨앗을 뿌렸다. 특히 이 중 루드베키아는 북아메리카, 끈끈이 대나물은 유럽이 원산지인 외래식물이다. 이 곳에는 원래 달뿌리풀, 억새, 갈대 등 습지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메타세쿼이아를 도심 가로수로 활용하는 것과 달리, 안심습지처럼 생태보전 가치가 높은 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수종이라고 지적했다.

또 부산국토관리청이 뿌리 식물 씨앗은 주변 환경과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이들 씨앗이 빗물에 씻겨 하류로 내려 갈 경우, 식물 생태계 교란이 낙동강변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금호강 제방 경사면에는 습지식물이 사라지고, 콩과 식물인 벌노랑이를 비롯해 귀화식물인 천인국, 개망초 등이 서식하는 등 생태계 교란이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경사면 안정화를 위해 씨앗을 뿌렸을 뿐 주변 생태계 혼란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경사면에서 뿌려진 씨앗 대부분이 한두해 살이 식물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원 대구경북습지보전회 회장은 “생태보전지역인 안심습지와 상수원 보호구역인 금호강 일대가 탁상행정으로 생태계 교란이 시작됐다”며 “지금이라도 메타세쿼이아와 각종 외래식물을 걷어내는 생태보전대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